지난 주말..
연락하고 종종 만나면서 지내는 대학동기들의 한 무리에 속해있는, 그 중에서 덜 친한 편인 동기형의 결혼식에 갔다가,
서울 결혼식에 온 김에 요새 쓸데없는 일로 스트레스 받기도 했고 작년에 재밌었던 드라이빙센터의 다음 단계 교육도 예약해서 받았다.ㅎㅎ
전날 밤에 하필 숙박당직 근무여서, 또 하필 밤중에 이런저런 일들이 생겨서 2~3시간 자고 토요일 아침에 퇴근하자마자 씻고 기차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조금 남아서 아침식사겸 라떼와 호두타르트를 주문해 먹었다. 역시 호두타르트는 맛있어...
서울에 도착하고 나서 숙소에 짐을 맡기고, 습관처럼 여의도에 왔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온더보더에 와서 주문을 했다.
퀘소볼이라는 이름의, 치즈를 끓여서 피망, 고기조각 등등의 토핑을 넣어서 나초칩을 씩어먹을수 있는 소스도 같이 주문을 했는데 느끼한 것이 맥주와 아주 잘 어울렸다.
신제품인 포켓 버거를 시켰다. 치킨, 피쉬, 미트 중에 고르라고 해서 그 중에 그나마 저지방 고단백일 것 같은 느낌의 치킨을 골랐다.
주문한지 30분이 넘어서야 메뉴가 나와서, 그 동안 나초칩을 한번 더 리필해서 맥주와 우적우적 먹고 있으니 배가 불러오던 차에 메뉴를 내주네. 저지방 고단백...을 따지고 골랐던 내 자신이 우스워지게 소스가 달았다...
먹고 봄여름에 입을만한 옷과 요즘 급관심이 생긴 손목시계를 구경하다 숙소 체크인 시간에 맞추어 저녁에 있을 결혼식에 가기 전에 잠시 쉬러 왔다. 호텔에 체크인하려는 사람들로 로비에 있는 의자가 가득 찰 정도로 인산인해였다. 호텔에서 보이는 뷰는..음 저것들을 계획한 사람은 도시 속의 정원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던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엔 삭막해보였다.
두시간쯤 기절해 있다가 허겁지겁 결혼식장에 왔다.
입구에 서 있는 형이 쫌 로보트같아 보여서 긴장했냐고 하니 좀 긴장했다네...ㅋㅋㅋ
몰랐는데, 이 형 어머니가 어디 꽤 잘 나가는 곳의 원장님이셨다나...쾌적하고 넓고 고급져보이는 분위기의 호텔 연회장에서 결혼식을 하네.
결혼식을 하는 와중에도 이 형은 긴장했는지 계속 같은 표정의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로봇같았다.
그래도 행복해보여서 좋아보였다.
와우...테이블에 이런게 올려져 있었다...
홀 조명이 사진찍기엔 너무 어두워서 플래시를 터뜨렸더니 너무 사진이 쨍해서 음식이 못나게 나왔다. 파스타를 곁들인 바닷가재 그라탕이라네. 면 모양이 아무래도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안 예쁘게 되어있었지만 그래도 너무 맛있었다..파스타 면 조금만 더 있었으면..(코스요리 전혀 모르는 1인)
안심 스테이크!! 고기는 항상 최고다..
디저트.
코스요리를 먹으며 2부로 되어 있는, 여러 분들이 공연을 해주는 결혼식을 보다보니 거의 세시간이 흘러 있었다.
마지막으로 본지 1년이 넘었나? 여튼 오랜만에 본 친구들 몇몇과 이자까야에 가서 예전엔 엄두를 못냈을 저렴하지 않는 사케를 여러 병 시켜 마셨다. 나는 원래 주량이 맥주 3~4잔인 알콜쓰레기인데, 오랜만에 친한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며 술을 마셔서 그런지 전혀 취하지 않았다. 기혼자 둘, 미혼자 둘이서 술을 먹었는데 주로 기혼자들이 자기들 결혼생활의 애환(?)에 대한 넋두리를 많이 들었다. 한 명은 본인이 철딱서니 없는 짓을 해도 이해해주고 시댁에 잘하는 좋은 아내를 만난 것 같고, 한 명은 머리아프게 하는 장모를 만난 것 같았다...친구야 그래도 행복하지??
그러고나서, 아침 9시 전에 인천 영종도에 도착하기 위해 새벽 6시 반에 일어나서 공항철도를 타고 드라이빙센터에 도착했다.
그리고 들어와서 '사고내면 너 책임!!!'에 동의하는 동의서에 싸인을 하고
대기실에서 대기하다 교육을 받으러 들어갔다.
이전 Starter pack과 교육 시스템은 같았다. 이론 교육을 40~50분 가량 하고 10분 정도 휴식한 후에 트랙에 나가서 차를 운전하며 교육받는 식.
스타터팩의 이론 교육과 거의 동일한 느낌이었다. 올바른 좌석위치 조절법부터 오버스티어, 언더스티어의 정의와 발생시 대처방법 등등을 포함한 이론 교육을 받고 트랙에 나왔다. 오늘 내가 몰게 될 차는 바로 M2 Competition!!! 엄청난 고출력 엔진이 들어있는 작은 후륜구동 차량.
근데 실내는 연식이 좀 있는 차라서 그런지, 지금 내 차와 비슷한 느낌이면서 옛날 느낌은 확실히 났다. 그래도 스포츠카여서 그런지 카본과 같은 스포티한 소재들이 내장에 많이 들어가 있네..
원형 코스에 물을 잔뜩 뿌려서 미끄럽게 해놓고 자동차의 DSC(쉽게 말하면 미끄럼방지 장치)를 끈 상태로 시속 38km 가량으로 원을 빙글빙글 돌다가 급악셀을 밟으면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는데 그 순간 액셀에서 발을 떼고 카운터스티어를 빠르게 잘하면 멋지게 미끄러질 수 있다!! 는 것을 보여주는 인스트럭터 분의 시연을 보고 나도 교육받은 대로 해보려 했으나..
나는 오버스티어 4~5번에 한번 꼴로 미끄러지고 나서 회복을 했고, 높은 확률로 실패해서 스핀이 났다.ㅠㅠ 악셀에서 발을 너무 늦게 떼서 악셀을 밟은 채로 스핀이 난 뒤에 카운터 스티어를 한답시고 핸들을 뱅글뱅글 돌려서 더 크게 스핀이 나는 경험을 많이 함...다음 번엔 미끄러지는 것을 인지하자마자 발을 확 떼야지...조금만 더 하면 잘하게 될 거 같은데...라는 느낌이 들 때쯤 교육이 끝이 났다. 한시간 이십분 남짓 원형 코스에서 이런 실습을 하고 트랙 주행으로 넘어갔다.
사실 드리프트를 위한 기초교육인 위의 교육만 기대했었지 트랙주행은 재밌을거라 기대를 전혀 안했는데, 고출력의 차량이라서 그런지 트랙주행이 생각보다 아주 재밌었다. 풀악셀을 밟으니 아주아주 속도가 금방 빨라지네.
차들이 트랙위에 쭉 늘어서 있는 것이 장관이었다.
이렇게 교육을 마치고 나는 드리프트에 재능이 있지는 않구나..드리프트 하려면 시간과 돈을 좀더 많이 들여야하는구나..를 깨닫고
내부에 있는 카페에서 수제 버거를 점심으로 먹었다.
그리고 서울역으로 돌아와서 기차를 타고 귀가.
순간은 재밌었는데 지나고나니 좀 허무한 그런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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