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5월 휴가 - 홀로 서울에서 2박 3일

Wingykk 2023. 5. 17. 00:06

이제 지금 일을 시작한지 1년이 넘은 요즘..

아직도 새롭게 배우는 것들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업무는 익숙해지고 있다.

하지만 공허하게 혼자 산다는 느낌이 가득한, routine life를 사는 느낌이어서

refresh? inspiring?을 위해 연차를 이틀 썼다.

지난주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출발했는데 기차역까지 도로가 그 날따라 어찌나 길이 막히고 오래 걸리던지...

여유있게 퇴근하고 한시간 오십분 뒤 기차로 예약했다 생각했는데 출발 15분 전에 주차장에 도착함.

어쨌든 서울 도착하자마자 20년지기 ㅅㄱ이가 살고 있는 용산에서, 만나기로 한 맥주집 근처에서 만나서 저녁 겸 맥주한잔 할 겸 메뉴를 주문했다. 마트에서만 보던 Hand & Malt라는, 꿀을 베이스로 한 맥주가 대표맥주인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생맥주집.

여러 종류의 안주가 같이 나온 샘플러.

고추 튀김, 각종 고기류, 샐러드가 뒤범벅되어 나온 메뉴인데, 배고파서 그런지 엄청 맛있었다.

캬~~~ 나는 이 브랜드의 대표 맥주인 꿀 베이스 맥주 Honey 054를 주문했는데, 목넘김이 아주 가볍고 부드러웠고, 맛은 꿀의 향과 맛이 느껴지는, 다시 마실 의향을 만드는 맥주였다.

친구는 둔켈 종류를 주문했는데, 이것도 목넘김이 아주 부드러운 흑맥주였다.

계산하며 나가기 전 보였던 맥주 목록.

누군가의 아래에서 일하기를 극도로 싫어했던 이 친구는 졸업하고 1-2년 뒤에 바로,

연고지가 아닌 서울에 개업을 했는데 처음 2-3년은 볼때마다 욕을 하면서 힘들어했는데,

요즘엔 매우 안정되어 보여 다행.

서울에서 볼때마다 맛난 음식을 사줘서 고맙기도 하지만...

내년에 내가 연봉이 오르면 거한 음식을 얻어먹겠다며 벼르고 있어서 겁나기도 한다...ㅋㅋㅋ

여튼 1차를 먹고 동네를 구경시켜주겠다며 소화시킬 겸 구경하면서 친구와 걸었다.

얼마전부터 용산 근처의 삼각지가 핫해졌다는데, 그 영향인지 유명하다는 테디베어 하우스라는 이름의 빵집.

밤이라서 문 닫아서 매우 아쉽...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1층의 어두워보이는 그림자들은 전부 서 있는(standing) 사람들이다.

젊은 사람들이 가게 안을 가득 채울 정도로 붐비게 많았다.

다들 다닥다닥 엉겨붙어 서 있고 클럽에서 나올법한 쿵짝쿵짝하는 음악을 아주 크게 틀어놓은,

클럽 컨셉의 술집. 그런데 클럽 컨셉이지만 창문과 문을 전부 열어놓아서 내부가 밖에서도 보이는게 신기해서 기록으로 남겨둠.

레트로 갬성의 포장마차 느낌의 술집.

'용리단길'을 한바퀴 돌며 구경하다가 자개장식된 가구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고 Guns 'n Roses의 음악이 나오는, 동서양 레트로가 짬뽕된 느낌의 술집에 들어와 맥주와 감튀, 소세지를 주문했다.

배가 이미 부른 상태였으나 또 먹다보니 다 먹어짐...

이렇게 걷고 마시고 먹으며 일 이야기, 사는 이야기 - 주로 왜 사나, 요새 보았던 재밌는 것, 신기한 것 이야기.. - 등등을 하다 헤어지고 출장가서 비어있는 ㄷㅅ집에서 토르4를 보고 늦은 새벽에 잠을 잠.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력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함. 색깔 강한 마블 영화 안에서도 본인만의 연기력을 뚜렷이 보여주다니..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책을 구경하다가 전공책을 하나 사고 황생가칼국수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오픈한지 30분밖에 안됐는데 대기자가 30명 넘게 줄서있는거 실화냐...

그런데 10~20분만에 대기자가 다 빠지고 칼국수와 왕만두를 먹을 수 있었다.

칼국소와 왕만두를 혼자서 다 먹은 내 위장도 실화냐...

여전히 맛있군...ㅎㅎㅎ

밥을 먹고 빵빵해진 배를 두드리며 바로 옆에 있는 백미당 아이스크림 집에 와서, 커피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달달한 우유아이스크림을 떠먹으면서 고소한 커피를 마시니 기분이 더 좋아졌다!

2층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멍-때리고 있다가 배부른 것을 소화도 시킬겸, 원래 계획했던 대로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를 보러 감.

전시장 앞에 이런 귀여운 안내문구가 있어서 사진을...

따분한 미술관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이 여러 곳에서 보였다.

뮤지엄 매너에 대해 방문객들이 각자 적은 문구들인데..

미술관 오는 길에 미술관 정원 앞의 카페 앞에서,

사람들이 여럿 앉아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주 격하게 긴 시간 동안 키스를 하는 한 커플을 보고 막 들어온터라 이런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커플 보면서 '오 역시 서울~ 사랑표현도 아주 적극적이야~' 하면서 감탄(?)함...

 

몰랐는데, 내가 보려던 전시가 이번 주말에만 무료!!! #개이득

전시관이 위치한 지하에 내려오니 이런 빈백을 여러개 놓아두고, 빈백마다 몇십만원하는 젠하이저의 고급 헤드폰을 비치해두고, 위의 영상을 볼 수 있게 해둔 전시물이 눈에 들어왔다. 휴식하면서 보라는 의미인듯...

영상은 여기 미술관을 fps 게임처럼 배경으로 만들어놓고 저 캐릭터를 움직이며 돌아다니는 어느 젊은 남자의 독백과 친구와 통화하는 내용이었다. 이걸 만든 사람이 요즘 청년들의 한 단면을 보여주려고 했나보다..생각이 들었음. 노력을 해도 원하는대로 성공하기 어려운 요즘 시대 젊은이들의 자화상..같은 느낌적인 느낌?

어릴때 아주 재밌게 했던 심시티 2000을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게 설치가 되어있었다.

매우 반가웠지만...모니터 앞의 조작장치가 마우스가 아니라 조이스틱이어서 매우 난감...

그래서 해보지는 않음...

요즘의 나는 TV를 전혀 보지 않고 뉴스는 구글 뉴스로, 예능은 twitch라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음악스트리머 여러 명과 게임스트리머 한 명을 보고 있는데, 게임스트리머가 요즘 하는 걸 보고 재밌어보여서 설치한 마인크래프트도 보여서 반가웠다.

마인크래프트는 초등학생때 '과학상자'를 가지고 노는 기분이 든다. 내가 원하는대로 무엇이든 만들수 있는...

그외에 아주 다양한 게임들이 오락실처럼 전시되어 있었다.

중국인 아티스트(?)가 만든 '짭'펌프가 있어서 한판했더니 땀이 났다...

얼마전 서비스 종료했다던 카트라이더도 플레이해볼 수 있게 설치가 되어 있었다.

이런 식의, 시대별로 게임계를 선도했던 갤러그, 팩맨 등의 게임들을 포함한 많은 게임들을 플레이해 볼 수 있는

체험형 전시 프로그램이었는데, 어릴 때부터 게임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는 나로서는 이런저런 추억도 떠오르고 앞으로의 시대가 어떻게 변해갈지 생각도 해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9-10년전 정도에 Batman : Arkham city를 처음 접하고 받았던 문화충격, 그리고 그 때 처음으로 게임이 단순히 어린이들의 오락이 아니라 영화와 같은 시나리오, 음악, 시각예술을 포함한 종합 엔터테인먼트가 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장르가 되겠다 생각을 했는데 그 때 생각만 하지 말고 투자를 할걸...ㅋㅋ

전시회를 본 뒤에 구입했던 하드커버의 전공책이 무겁게 느껴져서, 집에 돌아가는 중에 보였던 철골 구조물과 각양각색의 꽃들.

아침부터 돌아다니다보니 피곤해서 책을 집에 가져다놓고 좀 쉬다가,

달리기할 겸 서래섬유채꽃축제를 구경할 겸 러닝복으로 갈아입고 반포한강공원에 갔다.

그냥 넓은 공터에 유채꽃을 어마무시하게 많이 심어두고 축제라고 이름 붙여둔 느낌이었다.

하지만 하하호호 즐겁게 사진을 찍는 수많은 커플들과 가족들이 보였고 난 그 옆을 달리며 지나가서, 여의도까지 쭈우우욱 달림.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더현대서울 방문.

미국식 중국음식점이 눈에 확 들어와서 냉큼 주문하러 줄을 섰다.

볶음면, 볶음밥, 그리고 그외의 다양한 종류의 소스의 고기류..

몽골리안 포크미트와 오렌지 치킨, 볶음면, 볶음밥.

점심에 아주 배부르게 칼국수와 왕만두를 먹었음에도 오전에 많이 돌아다니고

여의도까지 7키로 가량 뛰어서 그런지 또 남김없이 밥을 다 먹음..ㅋㅋ

또 배가 불러져서, 백화점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집에 돌아왔다.

집에 와서 인터넷 서핑을 하다 잠을 잤고 다음날 아침 할일이 없다 싶어 회사 숙소로 복귀함..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가 2일차  (4) 2023.09.02
그날그날 쓰는 휴가 기록 - 1일차  (4) 2023.08.27
2차 시험 후 혼자 서울행 - 下  (2) 2023.02.21
2차 시험 후 혼자 서울행 - 上  (4) 2023.02.19
기장 버버리 카페  (0) 2022.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