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이번 달 내내 무기력해져서 갑자기 서울 가야지! 이러면서 좀 알아보다보니 2년 전에 울산 리사이틀 왔었지만 특수한 부서의 업무를 인계받는다고 보지 못했던 김봄소리 님이 서울서 이번 주말에 리사이틀한다고 해서 옳다구나 수요일에 예약을 했다.
그러고 나서 목요일에 퇴근 못하고 당직 근무하면서 밤에는 못 잔 채로 있다가 금요일 아침에 1시간만 자고 일해야지- 한 게 왜인지 얼이 빠져서 늦게 일어나서 ㅈㅎ이형한테 본의 아니게 오전 일을 미루고..점심 먹고 오후 ㅎㅈ을 돌고 난 뒤 ㅈㅎ이형이 오늘 서울 가기로 한 거 아니었냐고 빨리 가라고 빨리 보내주는 바람에...눈치 보면서도 좋아하라 하면서 나왔다.ㅋㅋ
근데 4:30에 출발했는데 9:50에 도착한 것이 레전드...
중간에 차에서 주유한다고 한번 내린 것 외에는 쉬지 않고 갔는데 서울 근처에서 사고구간 때문에ㅡㅡ;;

또 여의도에 있는 모 호텔에 숙소를 잡고 짐을 풀고 바로 나옴.
사람들 무지 많았다. 걷는 사람들, 자전거 타는 사람들, 자리 펴고 앉아서 먹고 마시는 사람들.
좀 걷고 싶었는데 배가 너무 고팠다. 3시에 빵 먹고 나온 뒤로 아무것도 안 먹어서 저녁 먹으러...ㅠㅠ

비가 올락 말락 한 흐림에, 달무리가 같이 있던 그런 밤하늘.
잠시 좀 걷다가 KFC에서 버거+치킨2조각+탄산수로 아주아주 늦은 저녁을 먹고 인터넷 좀 보다가 기절..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 달리기를 하려 했지만 아침에 눈 떠보니 11시...오늘 보기로 했던 공연은 오후 5시.
점심도 먹고 요새 옷 안산지도 너무 오래되서 여름옷들이 다 후줄근해 보이기도 하고 공연에 어울리는 옷도 사입을 겸 IFC로 가는 길목에 있는 여의도공원. 꽃들이 많이 피어있었다.

꽃 좋다.

정말 서울 올 때마다 오는 것 같은 온더보더. 오랜만에 퀘사디아를 시켰는데 양이 무지막지하게 많다.
그래 이 맛이었어 스테이크와 치킨의 육즙이 좔좔 흐르는 이 맛!!!

몇 년간 모은 쿠폰으로 무료 브라우니를 몇 개 쌓아놨는데, 혼자 왔지만 미친 척하고 하나 시켰다.
따끈따끈하게 데운 브라우니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스쿱!!
이것도 꽤 크다. 원래는 9900원짜리!!
오래전에 광화문점이었던가? 다른 지점에서 먹었을 때는 무지막지하게 컸는데 여의도점은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릇까지 풀 샷.
후식까지 배부르게 먹고 나서 ZARA에서 시원한 재질의 네이비 셔츠 하나, MANGO에서 깔끔한 아주 옅은 브라운 바지 하나. 총 두 벌의 옷을 샀다. IFC에는 SPA 브랜드만 잔뜩 있네. 옷 보다보니 근 10년 가까이 계속 바지는 슬림이 대세였던 것 같긴 하지만 가면 갈수록 슬림의 정도가 너무 심한 것 같다. 슈퍼슬림 있는 브랜드가 여러 개...ㅎㅎㅎ
여기서 일하기 시작한 뒤로 거의 출퇴근 아니면 혼자 드라이브 가는 정도다보니 옷을 별로 안사서 오래된 옷들만 입고 다니다 위아래 깔맞춘 새 옷을 입으니 기분이 매우 좋았다. 역시 옷은 사람 만나거나 일 있을 때만 사는게 아니라 평소에 조금씩 사놔서 헌 것은 버리고 새 것을 좀 입어줘야 하는 것 같은데...지금 이 일을 하면서 옷까지 사러 다니기엔 귀찮다. ㅠㅠ 옷 입고 사진 하나 찍어둘 걸 그랬다.
IFC 구경하고 옷구경하다보니 시간이 되어서 공연장이 있는 석촌으로 지하철을 타고 갔다. 급행은 터져나갈 듯이 사람이 많아보여서 완행을 타고 갔더니 한시간 걸리네.

지하철과 통로가 이어져 있다.
콘서트홀 전용 엘리베이터도 여러 대.

8층에 올라가서 예매해둔 표를 받아 들고 로비 구경.

에스프레소 샷이 들어간 커피를 먹고 싶었지만 코로롱 때문에 머신으로 내린 커피는 팔지 않는단다.
그래서 물을 돈 내고 사먹은...ㅠㅠ


1층이라고 했는데, 1층이 2단으로 되어 있어서 처음 10줄 정도는 낮고 뒤에 10줄 정도는 꽤 높게 위치해 있었다.
1층이 이러면 2층은 거의 3층 같은 느낌이겠다 싶었다.
1부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봄이라는 부제를 작곡가 본인이 붙인 것은 아니고 작곡가 사망 후에 누군가가 붙여준 것인데, 왜 봄이라는 부제가 붙었는지 명확히 알려진 것은 없지만..1악장 처음부터 바로 나오는 테마를 들어보면 봄이라는 부제가 왜 붙었는지 바로 이해가 되는 곡.
요새는 아니지만 예전에 꽂혀서 엄청 많이 듣던 곡이었는데, 특히 1,2악장.
좋은 연주였던 것 같다. 예쁘게 우아하게 해야할 부분은 우아하게, 과감하고 절도있게 해야될 부분에선 확실히 다이나믹하게 들렸다.

인터미션 때 잠시 밖에 나와서 창 밖 구경.

2부에선 모르는 곡들이 많아서..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의 근현대 작곡가들이라서 그런가 분명 기교는 많이 필요한 곡 같은데 이해가 되지 않는 곡들이 많았다. 그래도 전설이라는 곡도 괜찮았고, 생상의 론도 카프리치오소는 좋았다.
그리고 엥콜을 4곡이나 해준 것도 좀 재밌었다. ㅋㅋ
생상의 삼손과 데릴라 아리아 중 한 곡,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 인형 중 파드되, 그리고 세번째 곡은 제목은 모르겠지만 뭔가 동유럽 전통춤곡 같은 느낌의 곡. 파드되도 우아한 느낌이 좋았는데, 마지막 4번째 엥콜곡이었던 정령들의 춤이 너무 좋았다. 연주자가 다른 엥콜곡은 모두 곡 제목을 말해주었는데 이 곡은 제목 설명 없이 바로 연주를 시작해버렸는데, 처음 부분 듣고 바로 소름 돋을 정도로 구슬프게 곡을 시작하더라. 좋아하는 곡인데 바이올린은 이번에 처음 들어봤네. Wilhelm Kempff의 Bach 편곡 앨범에 들어있던 피아노곡인데, 요즘도 종종 듣던 곡이라 반갑기도 하고.ㅎㅎ

공연 다 보고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오니 한 층에서 음식파는 코너만 쭉 있는데 20세기 초반 구한말 느낌으로다가 인테리어를 해놨네.ㅋㅋ 음악다방, 의상실, 이발소, 영화관..



핑크퐁 분대!
이것저것 예쁘게 꾸며놓긴 했지만 막상 먹고 싶은 것은 없어서 숙소로 복귀..

숙소오고나니 드라이브겸 잠원한강공원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저녁으로 뭔가를 사먹고 와야겠다 싶어서 차를 끌고 올림픽대로를 탐.

작년인가 재작년에 생긴 서울웨이브. 1층에 원래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가 있었는데 스타벅스로 바뀌었다. 오후 10시까지 영업이고 난 9시 40분 넘어서 도착했는데 안에 사람들이 잔뜩 앉아있고 주문하려는 사람들도 줄지어 서있었다.ㄷㄷㄷ


스벅에서 디카페인 아아 한 잔과 샐러드 밀박스(Meal box) 하나를 포장해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장. 서울 올 때마다 신기한 것 중에 하나가, 한강에서는 강이 보이는 곳이면 사람들이 아무데나 자리를 펴놓고 앉아있는 것.
사들고 숙소 돌아가서, 또(!!) 숙소 바로 앞에 있는 KFC에서 치킨 두 조각을 사서 샐러드랑 같이 먹었다. 서울와서 저녁식사가 전부 KFC라니 좀 슬픈 것 같기도 하지만 시간도 늦었고...귀찮은걸...ㅋㅋ

이렇게(?) 토욜밤을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니 만사 다 귀찮아져서 점심도 안먹고 바로 차 타고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오던 중 점심을 휴게소에서 먹었다. 추억의 도시락+라면이 세트로 묶여있는 메뉴, 7900원! 도시락은 진짜 비주얼이 옛날 그런 비주얼이라 현실감(?) 있었다. ㅋㅋ 양냄비에 담긴 라면도 오랜만이었는데 맛있었다.

집에 도착한 뒤에 찍어본 자동차의 연비. 이게 2000cc D세그먼트 가솔린 자동차의 연비라니 진짜 기술력 짱이당...볼 때마다 신기하다 연비가.ㅋㅋ 그래도 예전에 서울에서 돌아올 땐 19km/l도 넘게 찍혔는데..이번엔 완전 연비 운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연비 운전했는데 꽤 많이 연비가 떨어졌네.

그렇게 돌아와서 피곤해서 자다가......동네 카페에 가서 사먹은 눈꽃빙수.
수박+참외+바나나+토마토+시리얼의 토핑이 어마무시한 엄청난 가성비...!!
쓰면서 주말을 돌이켜보고 나니 이런저런 것들을 하면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있었지만 눈에 띄게 남은 것은 1도 없었던 것 같아서 좀 허무하기도 하다. 그래도 잘 놀다왔으니 다시 힘내서 내일부터 다시 일하러 가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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